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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더 심해지는 두통, 녹내장 검사 받아보세요.
감수. 안과 김태우 교수몇 년 전부터 한쪽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편두통 때문에 진통제를 수시로 복용해 온 이 모 씨(50세). 가끔 찾아오던 두통이 최근에는 점점 잦아졌고 밤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조만간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어느 날, 이 씨는 갑작스레 눈이 뻘겋게 되면서 시야가 흐려지고 구토증세까지 보이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이 씨의 병명은 편두통이 아니라 급성폐쇄각녹내장. 다행히 응급조치를 받아 실명을 피할 수 있었지만, 심한 시신경 손상으로 인해 시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평생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반복되는 두통, 무심코 넘기지 마세요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등과 함께 시력을 앗아가는 3대 실명 질환입니다. 녹내장은 두드러진 증상 없이 서서히 시신경이 죽어 시력이 상실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중 ‘급성폐쇄각녹내장’은 갑자기 안압(눈의 압력)이 오르면서 심한 두통과 안통, 심지어 구토를 동반하며 단기간에 시신경을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녹내장과는 양상이 다릅니다.
급성폐쇄각녹내장의 전 단계인 ‘간헐성폐쇄각녹내장’은 눈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씻어내는 역할을 하는 ‘방수’라는 액체가 눈 속에서 빠져나가지 못해 주기적으로 안압을 높이고 간헐적으로 두통이나 안통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이 증상은 방수가 눈 밖으로 빠져나가는 순환 경로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데, 어두운 환경에서 잘 발생하기 때문에 저녁 무렵에 두통이 발생하고, 수면시간 동안에 저절로 일어나는 동공 축소에 의해 순환 경로가 복구되어 아침에는 두통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만일 순환경로의 문제가 복구되지 않으면 안압이 지속적으로 올라가서 급성폐쇄각녹내장으로 발전하여 심한 두통과 안통, 구토증상을 일으키게 되므로, 저녁에 두통이 발생하고 아침에 해소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간헐성폐쇄각녹내장이 아닌지 안과 진료를 통해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급성폐쇄각녹내장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약물로 안압을 떨어뜨린 후에 레이저치료를 해 홍채에 방수가 흘러갈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합니다. 하지만 이미 질환이 급성으로 발전된 경우라면, 치료 후에도 50% 정도는 만성화되어 평생 약물치료를 받거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 불가능, 조기 검진이 중요!
주로 40세 이후의 간헐성폐쇄각녹내장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두통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주로 저녁시간이나 어두운 장소에서 일어나고 수 분에서 수 시간 동안 지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눈이 뻐근하게 느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가 증상을 편두통으로 오해하고 내과 혹은 신경과에서 치료받으며 시간과 비용을 낭비합니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원 상태로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진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남아있는 시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내장은 만성질환으로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지속적으로 치료받아야 하며, 자주 심한 두통을 겪거나 안통, 시력 감소, 오심 및 구토 등이 새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즉시 안과 진료를 받도록 합니다. 급성이 되기 전에 발견하면 간단한 레이저치료를 통해 조기 회복 가능성을 높여 급성폐쇄각녹내장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내장 환자들이 하지 말아야 할 것
녹내장 환자들, 특히 전방각이 좁은 환자들은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 TV를 시청하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등의 평소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아울러 안압을 올릴 수 있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가령 물구나무를 서거나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 자주 과음을 하는 것도 안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 역시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금해야 하며, 커피를 마신 후에는 2~3시간 정도 안압이 올라갈 수 있어 너무 자주 마시지 않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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