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 꽃가루 등으로 인한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콧물, 코 막힘, 후각 감퇴 등의 증상이 생기더라도 비염이나 감기처럼 봄철 질환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심코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증상들은 코에 생긴 암 때문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코에 생긴 암은 초기 증상이 없거나 비염과 부비동염과 증상이 비슷해 조기 발견이 어렵고,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에 생기는 다양한 암과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축농증인 줄 알았는데, 암이라고요? 비강암과 부비동암(비부비동암)

코 안에 공기가 통하는 길을 비강이라고 하며 이곳에 발생한 암을 비강암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양쪽 눈 밑과 코 옆의 얼굴뼈 안에 동굴처럼 비강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인 부비동에 발생하는 암을 부비동암이라고 합니다. 부비동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상악동암, 사골동암, 전두동암, 접협동암으로 분류합니다.

비강암과 부비동암은 서로 인접하고 있고 특징이 유사해서 비부비동암으로도 불립니다. 비부비동암은 전체 암의 1% 이하로 드물게 발생하지만, 조직학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입니다. 비부비동암은 약 80% 이상이 편평상피세포암이며 주로 상악동(60%)에 발생하고, 그 외 비강(20%) 및 사골동(15%)에 발생하며 접형동과 전두동 및 비전정(5%)에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편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코 막힘과 코피, 안면통 또는 치통 등이 있고 이차적으로 부비동염(축농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여 발생하여 콧물, 후비루와 같은 부비동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눈을 침범하게 되면 다양한 눈 증상 (복시, 시력 소실, 눈 충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목에서 만져지는 혹, 청력 저하, 두통, 안면부종, 안면 감각이상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비부비동암의 발생 원인은 작업환경 또는 직업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니켈, 가죽건조, 광물성 기름, 크롬, 이소프로필 알코올, 칠기, 땜질, 용접, 나무 등을 취급하는 노동자에서 발생하기 쉬우며, 편평상피세포암의 경우 흡연, 니켈과 연관성이 높고 선암종이 나무분진과 가죽과의 관련이 있습니다.
검진 방법은 비강 내시경을 통해 비강을 눈으로 관찰하면서 병변이 보이면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확진은 조직검사를 통해서 하게 됩니다. 비강에 있는 병변은 외래에서 간단히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비동내에 발생한 경우에는 전산화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하여 병변을 확인한 후, 수술을 통해 병변에 접근해야만 조직검사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암 진단이 되면 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 복합영상(PET-CT)을 시행하여, 암의 발생 범위와 경부림프절과 전신 전이 정도, 잠복이차암 여부를 더욱 정확히 판별해 임상병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치료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초기(1~2기) 비부비동암은 수술로만 치료를 종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진행성(3~4기)일 경우 수술과 수술후 (항암)방사선치료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게 됩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에서는 암의 병기뿐 아니라 암의 종류, 환자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다학제 진료를 통해 최선의 치료 계획을 결정하게 됩니다.

비부비동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나 초기엔 증상이 없거나 비염, 부비동염과 비슷하여 환자들이 진료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암이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코 막힘, 콧물, 코피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코 내시경 검사를 하는것이 필요합니다.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 효과도 좋고, 눈이나 뇌와 같은 중요 구조물을 보존할 수 있고, 치료에 대한 후유증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니켈, 석유, 나무, 크롬, 가죽, 직물 등을 취급하는 환경에서는 꼭 마스크를 사용하고, 또 흡연과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금연을 해야 합니다.

냄새를 맡는 점막에 생기는 후각신경암

비부비동암은 일반적으로 위치에 따라 분류를 하지만,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분류를 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가장 흔한 종류는 기도점막에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입니다. 이와 별도로 코의 천장부분에 냄새를 맡기 위해 존재하는 후각점막에서 기원하는 드문 암을 후각신경암이라고 합니다.
후각신경암은 10~20대와 50~60대에 호발하며 후각점막이 있는 코의 천장에서 기원하여 비강아래로 내려오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부로 두개저 또는 두개내로 진행하는 경우가 비교적 흔합니다. 진단은 비부동암과 동일하게 진행하며, 치료는 진행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를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받게 됩니다.
코와 코의 천장을 통해 머리 안으로 종양을 수술해야 하는 경우 개두술을 포함한 두개안면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코를 통한 내시경수술만으로도 절제가 가능하여 기존 수술의 후유증을 최소화 할 있습니다.

목에 혹이 만져지면 꼭 검진받으세요. 비인두암(비인강암)

구강과 비강을 연결하는 인두는 비인두, 구인두, 하인두로 나뉩니다. 이 중 비인두는 인두의 상단 부분으로 뇌 기저에서 입천장까지 이어지는 통로로 코의 뒷부분 즉 비강의 가장 깊은 곳에 있습니다. 쉽게 말해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이행부위이며 목젖상단의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이곳에 발생하는 암을 비인두암(비인강암) 또는 상인두암이라고 부릅니다.

비인두암은 비부비동암과는 달리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병할 수 있고, 사춘기 청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급성 인두염인 전염단핵구증의 원인 바이러스(Ebstein Barr Virus)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요인 및 환경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주요 증상은 코 증상보다는 목에 혹이 만져져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고, 비인강에 위치한 중이관을 막아 한쪽 귀가 먹먹한 중이염 증상과 코막힘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수개월 동안 중이염을 치료하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한 피가 섞인 콧물, 후비루 같은 증상이 있으며, 암이 진행해 뇌신경을 침범하면 뇌신경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비인두암은 코 내시경을 이용해 비인두를 관찰해 종괴를 확인한 뒤 확진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고, 경부 림프절이 커진 소견이 있으면 세침흡인검사(가느다란 바늘로 림프절을 찔러 검체를 빼내어 검사)를 합니다. 국소 침범 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단층촬영(CT) 및 MRI를 시행하며, 전신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을 촬영합니다. 바이러스와 비인두암의 관련성에 근거하여 EBV 바이러스에 대한 혈액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비인두암은 수술 보다는 방사선 치료가 주로 시행됩니다. 최근에는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치료 또는 세기변조 방사선 치료를 이용하여 암이 발생한 부위에 좀 더 많은 방사선량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뇌간, 척수 등의 정상조직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은 최소화하여 합병증을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목 림프절의 전이도 방사선 치료로 가능하며 병이 잔존할 시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비인강암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므로 젊은 나이라도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지속적으로 한쪽 코막힘, 귀 먹먹함이 있는 경우 비인강검사를 받아보는게 필요합니다. 비인두암의 발생이 바이러스 및 불결한 위생이나 음식 등과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평소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코 건강을 위한 생활수칙

•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코 내시경 검사하기
• 니켈, 가죽 먼지, 광물류, 크롬, 이소프로필 알코올, 칠기, 땜질, 용접, 나무 등을 취급하는 환경에서는 꼭 마스크 사용하기
• 금연하기

의료진 소개

이비인후과 원태빈

[전문진료분야]

이비인후과 :코질환, 코종양, 비용종, 축농증,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코성형(기능적, 미용적), VR시뮬레이션 수술
이비인후과 (암센터) :코종양, 후각신경암, 비인강암, 상악동암, 혈관섬유종(소아), 비침습적 내기경 수술, VR 시뮬레이션 수술

의료진소개 진료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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