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쓸개)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저장 및 농축되는 곳으로 식사 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담낭암은 담낭에서 생기는 암으로 담낭 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보통 담낭암이라고 하면 담낭 선암을 말합니다.
2012년 발표된 국립암정보센터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10년도에 발생한 담낭 및 기타담도암 환자수는 연 4,877명으로 이는 전체 암환자의 2.4%입니다(8위). 담낭 및 기타담도암의 조발생율은 인구 10만 명당 9.8명으로 이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여자에서 조금 더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60대 이상에서 발생합니다. 담낭 및 기타담도암은 췌장암과 마찬가지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아 2010년 담낭 및 기타담도암으로 사망한 환자수가 3,502명이고 사망분율 (전체암 사망환자중 담낭 및 기타담도암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9%(6위)입니다.
담낭암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2-3배 많이 발생하며 호발연령은 60대입니다. 서양에서는 약 80%의 담낭암 환자에서 담석이 동반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담낭암 환자의 약 30%에서만 담석이 발견됩니다. 담낭암의 위험인자로는 담석, 석회화 담낭, 담낭용종, 췌담도가 만나는 부위에 이상이 있는 경우, 담도낭종, 유전적 또는 인종적 요인, 감염, 발암 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 등이 있습니다.
초기 담낭암은 보통 증상이 없거나 담석이 있을 때와 비슷한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서 진단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상복부와 우측 늑골 아래에 둔탁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진행된 담낭암에서는 쇠약감과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납니다. 담낭암의 30-60%에서 담석이 담도를 막거나 암으로 인해 커진 담낭이 담도를 눌러서 황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담낭암은 복부 초음파검사나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등을 통하여 담낭에 혹이 발견되면 의심하게 됩니다.
(그림 1)
복부초음파검사에서 담낭용종의 크기가 크거나 수술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시경초음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내시경초음파검사는 위내시경검사와 마찬가지로 금식이 필요하고, 구강 마취 후 시행하며 대부분 의식하진정상태 (소위, 수면내시경)에서 진행됩니다. 내시경초음파검사는 복부초음파검사보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위벽 가까이에서 담낭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림 2)
2012년 발표된 국립암정보센터자료에 따르면 담낭 및 기타담도암의 5년 생존율은 26.7%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과거 10년 전 (19.7%)에 비해 향상된 수치입니다. 하지만 다른 암에 비해서는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수술적 절제 후 3년 생존율은 61%이며 외국의 저명한 학술지에 보고된 바 있습니다.
담낭암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법은 없습니다만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는 것을 일상생활에서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담낭암의 경우 담낭 용종, 궤양성 대장염, 원발성 경화성 담도염, 선천성 간섬유증 등의 질환이 있는 분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정기검진 및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담낭 결석 환자 중에서 담낭암이 발견되는 경우는 1% 미만이므로 담낭 결석이 있다고 해도 증상이 없으면 미리 담낭을 절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담석에 의해서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담낭을 제거하면 됩니다. 그러나 췌담도 합류 이상의 기형, 석회화 담낭이 발견되면 담낭암의 발생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런 때는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