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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움 클리닉

어지럼증이란?

"어지러운 걸 보니 빈혈인가 보다." 평소 흔히 하는 말이다. 어지럼증이 있으면 빈혈, 저혈압, 고혈압에 의한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하거나 뇌졸중 또는 심장병의 징후가 아닌가 크게 걱정하여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거나 성급한 자가진단을 내리는 사람이 많다.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 마다 호소하는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어지럽다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불편했던 증상을 표현해보라고 하면, ‘빙빙 돈다, 물체가 흔들려 보인다, 물체가 상하로 떨린다, 균형 잡을 수가 없다, 걸을 때 물체가 흔들린다, 머리가 띵하고 무겁다, 기운이 빠지는 느낌’ 등이 포함되는 데 이들을 모두 그냥 어지럽다라고 표현한다. 이는 같은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도 서로 다르게 표현될 수도 있지만 매우 많은 다양한 종류의 원인에 의한 증상이 평상시와 다른 불쾌한 느낌을 초래하고 이럴 때 모두 어지럽다라고 표현하기 때문에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느끼는 어지럼증이 어떤 양상인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중 가장 특징적인 종류의 어지럼을 현훈이라고 표현한다. 현훈(眩暈, vertigo)은 자기자신이나 주변이 가만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인다고 느끼는 일종의 환각으로 환자들은 그러한 움직임을 ‘빙빙 돈다’, ‘물체가 좌우로 혹은 상하로 흔들린다.’ 혹은 ‘땅속으로 가라앉는 느낌이다’, ‘세상이 기울어져 보인다’ 등으로 표현한다. 현훈은 정도가 약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역과 구토를 동반하지만 의식은 보통 멀쩡하다. 대부분의 현훈은 전정계의 장애로 생각되며 말초전정계가 원인일 경우가 약 85%, 중추전정계의 문제는 약 15%정도이다. 또 다른 부류의 어지럼증은 일시적으로 실신할 것 같은 느낌으로 표현 할 수 있고 이를 전실신(前失神)이라고 한다. 의식은 잃지 않지만 눈 앞이 아찔하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시야가 축소되며, 창백해지고 땀이 나는 등의 교감신경계의 흥분증상이 나타난다. 뇌혈류량의 감소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 의해 유발되는데 부정맥이나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질환, 체위성 저혈압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자신들의 병력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과거에도 그러한 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최근에 투약을 시작한 약물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세번째는 균형장애(disequilibrium)로 앞에서 언급한 자신이나 주변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현훈)이나 기절할 것 같은 느낌(전실신)의 어지럼은 없었지만 균형을 잘 잡지 못하는 부류를 말한다. 환자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 때는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일어날 때나 걸어 다닐 때 균형을 잡지 못함을 호소한다. 다음 부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애매한 증상들로 순간적으로 아찔하거나 몽롱한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 공중에 붕 뜬 느낌, 몸과 마음이 분리된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은 느낌(lightheadedness)도 어지럽다고 표현된다.

전정계란 무엇이며 그 역할은?

어지럼증이란

조깅을 하면서 길거리의 간판의 글씨를 읽을 수 있고 어두운 곳에서도 자세유지를 할 수 있는 것은 평소 좌우 귓속에 각각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감수기가 있고 이들이 중추에 전달되는 신호가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아무 불편 없이 운동하고 마음대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은 귓속의 전정기관이 신체의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인데 전정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러울 뿐 아니라 정상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비틀거리게 된다. 중이염이나 내이염 같은 귓병은 물론 비행기 엘리베이터 배를 탈 때 등 전정신경을 자극하는 모든 형태의 병적 변화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전정계란 내이(內耳)에 있는 세 개의 반고리관과 전정신경, 그리고 뇌간(뇌의 일부분)에 있는 전정신경핵을 말한다. 세반고리관과 전정신경을 말초전정계라 하고 전정신경핵을 중추전정계라 한다. 전정계의 구체적인 기능은 바라보는 물체의 초점을 고정하고(전정-안반사), 서 있을 때나 걸을 때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전정-척수반사).

회전성 어지럼증과 비회전성

회전성 어지럼증은 주위가 빙글빙글 돌고 비틀거리며 구토를 흔히 동반하며 머리를 움직일 때 증상이 악화되며 전정계 이상에서 비롯되는 어지럼증이다. 이명(耳鳴?귀울림) 또는 난청이 동반되기도 한다. 비회전성 어지럼증은 비전정계 어지럼증이라고도 하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아찔아찔하고 붕 떠있는 느낌이 들며 심하면 실신까지 한다. 손발이 저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긴장성 두통을 흔히 동반한다. 스트레스, 과호흡, 부정맥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말초성 및 중추성 어지럼증의 구별

세반고리관과 전정신경의 이상에 의해 생기는 경우를 말초성 어지럼증이라 하고 전정신경핵에 이상이 있을 때를 중추성 어지럼증이라 한다. 이렇게 구별하는 이유는 원인질환이 다르고 특히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에는 응급치료를 요하는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말초성 어지럼증으로는 대표적으로 양성발작성두위현훈(이석증),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이 있고, 외이(外耳) 및 중이(中耳)질환, 돌발성 난청, 내이염, 약물중독 등으로 생기는 어지럼증 또한 여기에 속한다. 난청, 이명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머리를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더욱 심해진다.중추성 어지럼증으로는 뇌졸중, 편두통, 기타 중추 신경장애 등이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 노인에게서는 뇌졸중이 주원인이다. 젊은층에서는 편두통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며, 혈관기형이나 뇌종양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 실시하는 검사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어지럼증의 발생 형태나 자각 증상에 대한 문진이 가장 중요하다. 이어 귀를 진찰하고 청력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전정기능에 대한 정밀검사를 시행한다.

1) 전정기관의 이상에 의한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눈에 불수의적으로 나타나는 안진(안구의 움직임, )을 관찰할 수 있으며 디지털 측정방식과 컴퓨터 분석방법을 적용하여 안진을 분석함으로써(전기안진검사) 안진의 원인을 추정해 볼 수 있다. 또한 이석증에서 나타나는 안진을 분석하여 이석증이 발생한 귀와 반고리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2) 온도안진검사는 양쪽 귀에 더운물과 찬물을 주입하여 안진을 비교하는 것으로 좌측과 우측의 어느 쪽에 병변이 있는 지, 얼마나 심한 마비가 있는지를 국소 진단할 수 있는 유용한 검사이다.

3) 회전의자검사(Rotation Chair test)는 밀폐된 공간에서 의자가 회전하면서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세반고리관의 기능을 측정하는 것으로 눈 주위에 부착된 전극을 통해 안진을 적외선 카메라로 포착하여 전정안반사(Vestibular ocular reflex)를 보고 전정기능의 병변을 감별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오는 장비는 이석기의 기능까지 평가할 수 있는 수직축이탈회전 검사를 할 수도 있다.

4) 동적자세검사(computerized dynamic posturography)는 여러가지 시각과 체성감각의 조건하에 발판 위에서 평형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 가를 평가하는 것으로 평형유지에 필요한 세가지 감각계 중 어떤 부분의 장애인지를 감별하는 데 도움을 주며 또한 전정재활 치료에 따른 기능의 회복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외에 중추신경계의 이상이 의심되거나 청신경 종양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질환은?

양성발작성두위현훈 (이석증, BPPV)

머리의 위치를 바꿀 때 갑자기 생기는 어지럼증이다. 대개 누운 상태에서 돌아 눕거나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발생한다. 어지럼증은 보통 30초 이내에 끝나지만 그 후로도 어지러운 느낌이 몇 시간내지 하루종일 느낄 수 있다. 아침에 더 심하고 오후에는 가벼워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 병은 50대 후반부터 60, 70대에 잘 발생하므로 중풍으로 잘못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귓 속 세반고리관내의 작은 돌조각(이석, 耳石)이 원인이다. 이 어지럼증은 안진검사로 이석이 이탈한 정확한 반고리관을 찾아 이석을 원위치시키는 반고리관결석 정복술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절반의 환자는 한번의 치료로 증상이 조절되고, 대부분 한달이내 치료가 되지만 드물게는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정신경염

 과로를 하거나 감기를 앓고 난 다음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주위가 빙빙 돌고 구토를 심하게 한다. 어지럼증이 여러 날 지속되지만 대개 1-2주내에 회복되며 이명이나 청력장애는 없다. 이는 한쪽 전정계의 갑작스런 기능장애에 의해 발생하는데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약물 치료 및 전정재활운동이 도움이 되며, 간혹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메니에르병

어지럼증과 구토가 있으면서 특징적으로 이명과 청력감소 등을 동반한다. 귀 안이 꽉 찬 압박감이 있으며 자주 재발한다. 어지럼증은 몇분 내에 최고에 도달하고 몇 시간에 걸쳐 서서히 호전 되는데 평형 이상은 며칠 지속되기도 한다. 저염식의 식이요법과 이뇨제, 혈관확장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로 재발성 어지럼증이 소실되고, 청력손상 또한 방지할 수 있다. 약 10%는 어지럼의 반복이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아 다음 단계의 치료로 넘어가게 되는데 여기에는 내림프낭 감압술(청력이 좋은 경우)이나 고실내 약물주입(청력이 나쁜 경우), 전정신경차단술, 미로삭개술 등과 같은 수술적인 방법이 있다.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

귀가 먹먹한 느낌, 본인의 말소리가 한쪽귀로 울리는 느낌이 있으면서 다양한 종류의 어지럼이 동반될 때 의심을 하게 된다. 어지럼의 양상은 소리를 들으면 어찔한 느낌, 귀를 만질 때 어지럼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지만 머리를 돌릴때마다 아찔한 느낌이나 심한 경우에는 걸어다닐 때 항상흔들거리는 느낌과 자세불안이 동반된다. 귀에서 심장뛰는 소리나 눈동자 돌리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이 병은 세개의 반고리관중 하나인 상반고리관이 뇌경막과 닿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세상에 알려진 지는 아직 10년 여밖에 안된 새로운 진단이기에 추정보다는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아야 한다. 확진을 위해서는 청력검사, 유발안진검사, 전정유발근전위검사와 귀부위의 CT촬영이 필요하다.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별다는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증상이 성가시고 불편하다면 수술을 받으면 된다.

외림프누공

가만히 있으면 심하게 어지럽지 않다가 비행기를 타거나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는 등의 중이강내 압력이 변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심하게 어지러운 것을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 두부 외상 후 발생하고 정상적으로 측두골 안의 단단한 뼈에 둘러싸여 있는 외림프액이 달팽이관이나 전정기관 밖의 가장 약한 곳으로 새어나와 증상이 발생하게 되며, 난청 및 이명이 동반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신체적으로 안정하며 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유지하면 좋아지나 누공이 큰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급성미로염

어지럼증과 돌발성 난청이 특징적이다. 중이염에 의한 세균감염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귀의 고름을 볼 수 있다.

약물독성

항생제로 쓰이는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 제제와 소염진통제인 salicylate 제제는 말초 전정계에 독성이 있어 어지럼증 및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