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일상을 벗어나 산으로, 바다로 또는 해외로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휴가철에 좀 더 주의해야 할 감염병의 종류와 예방법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장티푸스 환자 68명 중 40명(58.8%), 세균성 이질 환자 79명 중 70명(88.6%)이 동남아에서 감염
출처: 질병관리본부
휴가철에 많은 이들이 찾는 동남아. 그런데 올해 들어 신고된 장티푸스‧세균성 이질 환자의 147명 중 110명(74.8%)이 동남아 지역에서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100~300명의 장티푸스‧세균성 이질 환자가 발생합니다.
두 질환은 공통적으로 환자 또는 보균자의 대소변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여 감염됩니다. 특히, 세균성 이질은 매우 적은 양(10~100개)의 세균으로도 감염될 수 있어 환자나 병원체 보유자와 직⋅간접적인 접촉에 의한 감염도 가능합니다.
또한, 두 감염병 모두 고열, 두통,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티푸스는 3 ~ 60일 후, 세균성 이질 증상은 12시간 ~ 7일 후 나타납니다. 장티푸스는 위장관 증상보다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먼저 나타나 장관열(Enteric fever)이라고도 불립니다. 세균성 이질은 이에 비교해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으나 고열과 구토, 경련성 복통, 잔변감을 동반한 설사, 대변에 혈액이나 고름이 섞여 나오는 것이 주요 증상입니다.
특히, 장티푸스 위험지역을 방문하시거나 여행 시 다양한 음식(특히, 길거리 음식)을 섭취할 예정인 경우에는 여행 14일 이전에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접종 종류로는 경구용과 주사용 백신이 있으며, 전신 부작용은 매우 드물고, 약 70%의 예방효과가 있습니다. 백신은 대개 접종 후 3년간 유효합니다.
지카바이러스란 뎅기열을 매개하는 바이러스와 동일한 플라비바이러스(Flavivirus)에 속하며, 감염된 모기에 물려 사람에게 전파됩니다. 사람 간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으며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 받는 경우나 성적 접촉을 통해서 감염될 가능성이 있지만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감염 후 37.5도 이상 발열과 발진,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두통 등이 있습니다. 또한, 임산부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소두증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수의 동남아 국가들이 지카바이러스 위험국가입니다. 임신 중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심각한 출생결함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행객(남자, 여자 모두) 및 임신 중인 사람은 지카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태아의 위험성을 알고 있어야 하며, 여행을 자제해야 합니다. 안전하게는 여행 후 최소 6개월 이후에 임신을 추천합니다. 현재까지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은 없으나, 다른 많은 바이러스질환처럼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만으로도 대부분 별다른 문제 없이 회복됩니다.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어 균을 전파하면서 발생합니다. 털진드기의 유충은 촉촉한 토양이나 풀숲이 우거진 농촌 지역에서 주로 살기 때문에, 야외활동 시 잔디나 풀숲에 피부가 많이 닿을수록 발병확률이 높아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쯔쯔가무시병 발병 환자는 1997년까지는 연간 300명 미만으로 보고되었으나, 이후 급증하여 2011년 5,151명, 2012년 8,604명, 2013년 10,365명, 2014년 8,130명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돼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야외활동 1~3주 후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두통, 피부발진 및 림프절종대가 나타납니다. 4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두통이 흔하게 동반됩니다. 발병 수일 후 반점 상의 피부발진이 몸통에서 시작하여 사지로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열 초기에 진드기 유충이 물은 자리에 생긴 괴사 딱지를 ‘가피’라고 하며, 이 병변 주위의 림프절이 커지게 됩니다. 가피는 겨드랑이, 음부, 둔부, 유방 밑과 같은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서 흔히 발견되며 쯔쯔가무시병 진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통증, 간지러움 등의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발병 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일 이내에 증상이 빠르게 호전될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을 경우 2주 이상 발열이 지속되고 합병증으로 뇌수막염, 난청, 이명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치료에는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계열의 항생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등의 항생제가 사용됩니다.
쯔쯔가무시병은 예방 백신이 없어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쯔쯔가무시병이 유행하는 시기에 야외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진드기 유충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도록 손목, 발목, 부위 등이 조여지는 밝은 색 계열의 옷을 입고, 외출 후에는 바로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는 것을 추천하며, 위험이 높은 작업을 장시간 해야할 경우에는 진드기 방충제를 옷이나 노출된 피부에 발라 감염을 예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