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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치료에 중요한 항생제, 오남용의 심각성을 아시나요?

정도를 지나쳐 너무 과한 것은 모자란 것과 다를 바 없다.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지혜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항생제는 세균에 의한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되며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수단이 된다. 하지만 항생제를 너무 쉽게, 많이 접하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등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 항생제에 대해 알아본다.

항생제는 정확히 어떤 것일까?

세균(Bacteria)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구상 어느 곳에서나 발견되는 생물군이다. 현재까지 13,000종 이상의 세균이 발견됐고 매년 600여 종에 이르는 신종이 보고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균을 포함해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미생물이 사람이나 동식물의 내부에 침입해 빠르게 증식한 상태를 감염(Infection)이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세균 감염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생제가 필요하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항생제(Antibiotics)’라는 용어는 미국의 세균학자인 셀먼 왁스먼(Selman Waksman)이 1942년에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다. 본래 항생제의 정의는 ‘미생물이 생산하는 물질로, 다른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물질’이었다. 푸른곰팡이(Penicillium)에서 발견한 ‘페니실린(Penicillin)’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자연계의 미생물에서 유래하지 않고, 완전히 인공적으로 합성되거나 기존 항생제를 조금 변형한 반합성 물질이 의학적으로 사용되면서 항생제라는 개념은 화학적 합성 등으로 생산한 물질까지 포함하는 조금 더 넓은 개념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정확히 표현하자면 ‘항미생물제제(Antimicrobial agents)’가 맞겠으나, 통상적으로 항생제라는 용어로 사용된다.

항생제는 어떤 효과를 지녔을까?

항생제는 세균을 비롯한 미생물의 성장과 번식을 억제하거나 성장 중인 미생물을 죽여서 감염증을 치료한다. 즉, 정균(靜菌, Bacteriostatic) 및 살균(殺菌, Bactericide)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응급상황이나 국소 감염이지만 세균 감염이 거의 확실한 경우에 효과가 있다. 중증 패혈증, 급성 세균성 뇌수막염, 뇌농양, 심부 경부 감염증, 감염성 심내막염, 괴사성 근막염, 호중구감소증을 동반한 발열, 폐렴, 봉와직염, 급성 요로감염 등이 대표적이다.

항생제는 현대 의학에 여러 가지 기여를 했다. 항생제 덕분에 인간의 수명이 23년 정도 연장됐다고 알려져 있다. 직접적인 감염증의 치료뿐 아니라 고강도 항암요법, 장기 이식, 수술 성적의 향상 등도 항생제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항생제는 투약 후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대부분 2~3일 뒤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항생제는 반드시 적절한 용법과 용량으로, 규칙적으로, 적절한 기간에 걸쳐 사용해야 기대하는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항생제의 효과
  • 정균 작용 : 세균의 성장과 번식을 억제하며 인체의 면역계가 함께 작용하도록 도움
  • 살균 작용 : 성장 중인 세균을 직접 죽임. 단, 증식하지 않는 휴지기 상태의 세균은 죽일 수 없음
질환별 항생제 적정 사용기간
질환 사용기간
균혈증 7~14일
봉와직염 5~7일
방광염 3~5일
신우신염 7~14일
심내막염 28~42일
뇌수막염 14일
비임균성 요도염 7일
인후염 10일
중이염 5일
부비동염 5~7일
지역사회폐렴 5~7일
병원폐렴/호흡기폐렴 7일
척추골수염 42일

항생제는 어떻게 발견됐을까?

염료 관찰을 통해 개발된 ‘살바르산’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것은 페니실린 탄생 스토리지만, 최초의 항생제는 따로 있다. 독일의 파울 에를리히(Paul Ehrlich)가 발견한 ‘화합물 606’이 주인공이다. 정식 명칭은 ‘아르스페나민(Arsphenamine)’이다. 에를리히는 특정 염료가 세균 세포를 염색하는 것을 관찰하고, 세균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작용할 수 있는 화합물을 개발하게 됐다. 매독(Syphilis)을 일으키는 매독균(Treponema pallidum)에 효과가 있는 화합물을 발견한 후 이것을 ‘살바르산(Salvarsan)’이라는 상품명으로 시중에도 판매했다. 이 발견을 통해 에를리히는 190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됐다.

푸른곰팡이에서 유래된 ‘페니실린’19세기 말부터 많은 과학자가 푸른곰팡이에 속하는 곰팡이 종들이 세균의 오염이나 성장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은 1928년 질병 세균을 배양하던 중, 푸른곰팡이의 일종인 페니실리움 크리소게눔(Penicillium chrysogenum)의 포자가 성장한 배지(미생물 등의 배양을 위해 영양소를 함유한 증식 환경)에서 세균 성장이 억제되는 것을 관찰했다. 플레밍은 푸른곰팡이가 항생물질을 분비한다고 판단했고, 그 물질을 페니실린이라고 이름 지었다.

플레밍의 페니실린을 바탕으로 언스트 보리스 체인(Ernst Boris Chain)과 하워드 월터 플로리(Howard Walter Florey), 에드워드 아브라함(Edward Abraham)이 1942년 페니실린 G를 최초로 순수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다양한 세균에 대해 효과가 있고 인체에는 거의 해가 없었다. 이와 같은 페니실린 G를 통해 효능이 뛰어나고 안전한 항생제를 발굴,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됐으며 플레밍과 체인, 플로리는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항생제는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 걸까?

항생제는 인체에 침입한 세균에 작용해 감염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작용하는 메커니즘, 화학 구조, 작용 범위 등에 따라 구분된다. 크게 ‘세균 세포벽 합성 저해 항생제’와 ‘세균 세포막 기능 저해 항생제’, ‘세균 증식 저해 항생제’로 나눠볼 수 있다.

세균 세포벽 합성 저해 항생제 세균은 인체 세포에 없는 구조인 세포벽에 둘러싸여 있는데, 세균 세포벽 합성 저해 항생제는 이런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저해해 항균 작용을 나타낸다. 주로 증식 중인 세균에 영향을 미친다.

세균 세포막 기능 저해 항생제 세균 세포막 기능 저해 항생제는 세포막의 투과성을 변화시킨다. 세균 세포가 균형을 잃게 만들어 죽이는 원리다.

세균 증식 저해 항생제 세균이 증식하기 위해서는 엽산을 이용해 생명체 유전 물질인 DNA와 RNA를 만들고, DNA와 RNA에서 단백질을 합성해야 한다. 세균 증식 저해 항생제는 엽산 합성이나 핵산 합성, 단백질 합성 등 세균 증식에 필요한 단계를 저해시켜 세균 증식을 막는다.

항생제 종류와 대표 약물

항생제 오남용에 유의하자

항생제는 세균뿐만 아니라 인체 세포에도 해로울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감염증에 효과가 좋은 항생제라 하더라도 인체 세포에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면 치료제로 사용할 수 없다. 항생제의 표적이 미생물에만 존재하거나 미생물의 성장이나 증식에만 영향을 주어야 한다. 페니실린과 같은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인체 세포에는 없는 세포벽의 합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증에 대응하는 치료제다. 따라서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세균 감염이 아닌데도 항생제가 오남용되는 사례가 많아 문제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해 내성이 생기면, 꼭 필요한 순간에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무기를 잃게 되는 셈이다. 또 항생제 오남용은 겪지 않아도 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항생제가 많이 쓰이는 질환 중 하나는 상기도 감염증이다. 사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대부분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기는 급성 비인두염에 해당하는데, 급성 비인두염의 80% 이상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세균성 인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즉, 급성 비인두염이지만 발열이 없고, 인두에 발적이 없고, 뚜렷한 감기 증상만 있다면 세균 감염을 의심할 필요가 없으므로 항생제는 사용할 필요가 없다.

경계해야 할 항생제 부작용

항생제 부작용은 약물군에 따라 공통으로 나타나는 증상도 있지만, 대부분은 개별적으로 나타난다. 동일한 약물군이라 하더라도 부작용에 대한 교차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항생제 부작용에는 과민증, 조직에 손상이 일어나는 직접 독성, 인체의 정상균이 죽어 새로운 감염이 일어나는 간접 독성 등이 있다.

항생제에서 공통돼 일어나는 대표적인 부작용은 과민증상이다. 항생제 복용 시 발진이나 두드러기, 미열 등과 같은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쇼크 같은 비교적 심각한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항생제에 과민증상이 나타난다면 그 즉시 전문가에게 알려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다양한 항생제 부작용
  • 혈액학적 부작용 빈혈,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등
  • 과민반응 약열, 약물 발진, 아나필락시스,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약물 유도성 전신홍반루푸스, 광독성 반응 등
  • 신경계 부작용 뇌염, 발작, 신경근육 차단, 근육 강직, 이(耳)독성, 실명 등
  • 심장 부작용 심실성 부정맥 등
  • 위장관 부작용 구역, 구토 등
  • 간 부작용 약제 유도성 간염, 담즙 분비장애, 간 괴사 등
  • 신독성 부작용 사구체성 혹은 세뇨관성 독성 등
  • 기타 부작용 정맥염, 관절병증, 힘줄염과 힘줄 파열, 피부 변색 등

의료진 소개

감염내과 최승진
[전문진료분야]
감염내과 : 감염질환, 열병, 여행의학, 면역저하자 및 해외여행자를 위한 성인예방접종(황열은 인터넷 예약 불가능 ,전화 예약 요망), 만16세이상 예약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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