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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대표 간식인 군고구마. 한 개 반이면 밥 한 공기와 맞먹는 칼로리에 당도가 높아 각설탕 26개를 먹는 것과 같다. 당뇨병 환자라면 한 번에 반 개가 적당하다. 고구마처럼 먹기에 따라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는 하는 음식. 도대체 어떻게 먹어야 몸에 좋을까. 궁금하다면 김수현 임상영양사를 찾아가보자.
책상 위에 먹기 좋게 잘 익은 빨간 토마토 2개와 콩자반 두 스푼, 그리고 두부 5분의 1모가 얌전히 놓여 있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모두 모형이다. “환자분들에게 영양 교육을 할 때 사용하는 음식 모형들입니다. 그냥 말이나 글로 ‘하루에 몇 그램씩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이렇게 한 끼에 먹을 양을 모형으로 보여주면 이해하기 쉽거든요.” 밥공기도 세 종류나 된다. 밥이 가득 담긴 한 공기와 3분의 2만 담긴 공기, 3분의 1만 담긴 공기. 성별, 연령, 체중에 따라 필요한 열량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김수현 임상영양사는 당뇨병, 항암 치료 환자를 비롯해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외래환자들의 식습관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찾아 영양 솔루션을 제시하는 영양 치료를 담당한다.
외래 영양 상담은 외래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이 영양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영양실로 교육을 의뢰해 진행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회에 30분씩, 하루에 총 14명의 환자를 교육 하는데 매일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 영양 상담은 환자의 진단명, 기저 질환 등을 확인하고 혈액검사, 신체 계측과 같은 객관적인 검사 결과와 평소의 식습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진행합니다. 환자의 히스토리를 알아야 정확하게 영양 문제를 진단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영양 상담이 필요한 환자는 당뇨와 신장 질환 환자다. 당뇨병 환자는 오랜 기간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진단 초기부터 정상에 가까운 혈당 조절을 위해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 복용 약과 인슐린 투여량에 따라 식단 구성을 달리하기도 합니다. 또한 비투석 신장 질환 환자는 단백질과 혈액검사 결과에 따라 칼륨, 인이 포함된 식품의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반면, 투석을 받는 환자는 단백질을 보충하며 그 외의 칼륨과 인은 지속적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이렇게 신장 질환 환자들은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영양소가 많아 반드시 임상영양사에게 식이 상담을 받아야합니다.”
오랫동안 몸에 익은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받거나,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며 하루아침에 먹는 즐거움을 빼앗긴 환자들은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다. 낙심한 나머지 ‘다 싫다’며아예 등을 돌리는 환자도 있었다. 김수현 임상영양사는 먹는 즐거움을 양보해야 하는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특단의 힐링 솔루션을 처방한다. “ 우선은 ‘많이 힘드시죠’라며 환자를 위로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고 나서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제안하기보다 정말 시급한 딱한 가지만 실천해보자고 하는 거죠. 예를 들면 당뇨병 환자인데 식후 아이스크림을 먹는 습관이 있다면 아이스크림을 저지방 우유로 바꿔보자고 제안하는 식입니다.” 그렇게 그녀의 부드러운 제안에 이끌려 딱 한 가지만 고쳐보기로 약속했다면 2단계, 3단계 심화 교육으로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외래 영양 상담을 시작하며 김수현 임상영양사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이렇게 마음을 닫고 있던 환자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질 때다. “처음에는 병을 진단받고 잔뜩 화가 난 상태로 영양 교육실을 방문했는데, 식습관을 개선한 뒤 ‘혈액검사 결과가 좋아졌다’, ‘처방받는 약의 개수가 줄었다’며 어느새 표정이 밝아진 환자를 보면 저도 보람을 느낍니다.”

건강한 식습관은 심각한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을 위한 식습관 조언을 구하니 한 마디로 ‘균형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맥락에서 그녀가 극구 말리고 싶은 식단이 있다.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니 하는 원푸드 다이어트 식단이다. “ 치료나 건강 증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식습관은 한 번에 곡류, 단백질, 채소, 과일, 유제품, 지방까지 모두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각 식품군마다 영양소가 다르게 들어 있을 뿐아니라, 신진대사에 수행하는 역할이 다 다르거든요.” 특히 출근길에 1분 1초가 아쉽다며 아침 식사를 거르기 십상인 현대인들을 위해 ‘반드시 아침 식사를 할 것’과 ‘단백질 반찬을 꼭챙길 것’이라는 팁도 잊지 않았다. 이는 그녀의 식습관 제1원칙이기도 하다. 환자들에게 제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기 위해 환자들과 함께 노력하는 김수현 임상영양사. 그렇기에 그녀의 솔루션에는 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헤아림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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