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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신경염은 전정기관에서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겨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정상인에서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양쪽 전정기관이 같은 정도로 흥분하여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한쪽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이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이러한 불균형으로 인해 빙빙 도는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구토 등이 생긴다.
전정신경염의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한다. 단 전정신경염이 발생하기 전에 감기를 앓은 경우가 흔히 있고, 과도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일로 몸이 피곤할 때 발생하는 경향을 보여 우리 몸의 저항력 저하가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전정신경염에서 보이는 어지럼증이 뇌졸중 때문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속귀로 가는 혈관이 막혀서 전정기관이 손상되는 경우는 임상적으로 전정신경염과 구별하기 힘든 때가 많다.
속귀나 뇌의 이상에 의해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눈의 움직임에 이상이 생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눈이 떨리는 현상인 안진이다.

안진을 잘 관찰하기 위해 특수 안경 또는 고글을 씌우고 경우에 따라서는 귀 뒤나 이마에 진동 자극을 주기도하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기도 한다. 전정신경염에서는 병이 있는 귀의 반대편으로 눈이 튀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환자가 얼마나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전정신경염에서와 같이 귀의 이상에 의해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병이 있는 쪽으로 몸이 쏠리는 경향은 있더라도 앉거나 섰을 때 중심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환자가 중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바로 쓰러질 때는 귀보다는 뇌의 병을 의심해 보아야 하고 빨리 뇌 촬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정신경염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는 온도안진검사이다. 양측 귀에 차가운 물과 더운 물을 번갈아 넣으면서 유발되는 안진을 측정해서 전정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정상인의 경우 차가운 물이나 더운 물을 귀에 넣으면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지만, 전정신경염 환자의 경우 병이 있는 쪽 귀에 물을 넣을 때는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는다.
이 밖에도 안진과 눈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안구운동검사, 난형낭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주관적 시축 검사와 안저 촬영, 구형낭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전정유발근전위 검사를 할 수 있다.
전정신경염의 증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뇌의 보상 기능에 의해 저절로 회복되기 때문에 특별히 약물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급성기에 환자의 증상이 너무 심한 경우는 진정제나 진통제 등의 약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급성기 증상이 가라앉은 후에는 어지럽더라도 환자 본인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일상 활동을 해야만 보상 기능을 활성화시켜 어지럼증에서 빨리 회복 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전정재활치료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대개 발병 2-3일 이내에 현저히 호전되나, 증상이 완전히 소실되기까지의 기간은 보통 환자의 연령, 초기 전정기관의 손상 정도, 조기 활동 복귀 여부, 진정제 장기간 사용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전정신경염의 재발은 아주 드문 것으로 되어 있고, 편하게 재발은 안 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따라서 회복되는 과정에서 다시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하거나 완전히 회복되어 어지럼증이 사라지고 난 후 다시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전정신경염 말고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이 생겼거나, 처음 전정신경염 진단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하여야 한다. 약 20% 정도의 환자에서는 전정신경염 후에 합병증으로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머리를 움직일 때만 발작적으로 어지러운 질환)이 생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