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가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지쳐있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가을이지만, 두피질환과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걱정이 되는 때가 바로 가을철 환절기입니다. 가을철 환절기는 대표적인 두피 질환인 지루피부염이 심해지고 일시적으로 모발이 많이 빠질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지루피부염은 두피에 흔히 생기는 염증 질환으로 붉은 반점 위에 건조하거나 기름기가 있는 노란 각질이 붙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볍게는 염증 없이 비듬만 생기기도 하고, 심하면 모낭염(뾰루지)이나 두꺼운 딱지, 진물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두피 가려움증이나 통증, 심한 비듬 등의 증상으로 인해 일상 및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루피부염의 원인으로는 곰팡이균, 면역학적 이상, 피지샘 활성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감수성, 즉 체질적인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계절에 따른 습도와 온도의 변화가 병의 경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여름에 증상이 완화되며 춥고 건조한 계절에 심해집니다. 이 외에도 음주,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지루피부염은 두피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심할 때는 탈모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비듬이나 약간의 가려움증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 보인다면 마트나 약국에서 지루피부염 전용 샴푸 혹은 항진균제 샴푸를 구매해 꾸준히 사용하기만 해도 도움받을 수 있고, 이보다 증상이 심하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처방을 통해 호전될 수 있습니다. 보통 경구 항히스타민제,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제, 약용 샴푸 등으로 염증을 치료하며,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병변 내 주사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질환은 체질적인 영향이 강하기 때문에 약을 써서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쉽게 재발할 수 있고, 재발을 줄이려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먼저 과음을 이고, 규칙적으로 충분히 자도록 하며, 항진균제 샴푸를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굵고 검은 머리털)가 빠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고 나서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100개가 넘으면 질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을철에는 탈모를 호소하시는 분들도 많아지는데,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서 모발이 더 많이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 모발은 평생 수차례에 걸쳐 성장과 탈락을 반복하는 ‘모발 주기’를 갖습니다. 모발주기 중 모발이 활발하게 자라는 시기를 생장기, 모발이 성장을 멈추고 빠져나가는 시기를 휴지기라고 하는데 정상적으로는 전체 모발의 약 10%가 휴지기 모발입니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고 우리 몸의 대사도 활발하여 생장기에 있는 모발의 비율이 높아졌다가 가을이 되면 대사율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를 계절에 따른 ‘휴지기 탈모’라고 일컬으며, 대부분은 증상이 심하지 않고 3~4개월 안에 회복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도 탈모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으니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모발 성장에 영향을 주는 철분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붉은 살코기, 달걀노른자 등)을 섭취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가을철 환절기, 우리의 두피와 모발에 대해 바르게 알고 잘 관리하여 건강한 두피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남성 호르몬성 탈모 치료로는 주로 약을 복용합니다. 40대 이전 환자의 경우에는 약을 복용한다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99%, 탈모가 호전될 가능성이 70~80% 정도로 알려져 있고, 40대 이후의 경우에는 90%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60~70%의 경우에는 호전됩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므로 더 늦기 전에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탈모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성 기능 저하는 약 1~2%의 환자에서 관찰되는데 위약군(가짜약을 복용하는 군)과 비교를 해도 그리 크지 않은 정도입니다. 실제로 1~2개월간 복용해보시면 체질상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쉽게 알 수 있고, 부작용이 있어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3~4개월 후에는 사라집니다. 또한 약을 중단하면 바로 정상회복이 되므로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먹는 약 이외에도 바르는 약, 수술, 주사치료, 레이저치료 등의 방법을 통해 탈모를 치료할 수도 있지만, 먹는 약의 효과가 월등히 좋기 때문에 한번 부작용을 겪었다고 해도 의사와 상담을 통해 복용을 지속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현재 만들어진 약제는 코팅이 잘 되어서 일반적인 접촉으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루가 날린다든지 혹은 젖어서 가루가 묻어 나오는 경우에는 과다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기 이후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만약 가임기 여성이 약을 복용하고 있을 때 임신을 한다면 태아 기형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약을 만질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시기에는 저녁에 머리를 감는 것이 두피에 좋지 않은 유해성분을 자기 전에 제거할 수 있어서 더 낫습니다. 다만 머리가 젖은 상태로 잠이 드는 것은 오히려 모발을 손상시킬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네. 탈모 가운데 ‘견인성 탈모’가 있는데 모발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당길 경우에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무용수, 승무원, 머리를 땋는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흑인의 경우에 많이 발생합니다. 견인성 탈모는 한번 발생하면 모발이식 외에는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으므로 예방이 중요합니다.
샴푸는 주목적이 모발을 씻는 것이고 린스, 트리트먼트, 에센스의 경우에는 모발에 영양을 주고 막을 형성해서 주어진 영양이 모발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따라서 두피에 닿는다면 일시적이긴 하지만 막을 형성해 모공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염증 방지를 위해 가급적 모발에만 닿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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