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중에서도 심한 비만, 전문적인 용어로는 ‘병적 비만’ 또는 ‘고도 비만’이라고 불리는 상태는 치료가 필요한 질병입니다. 하지만 고도비만을 단지 ‘자기 관리를 잘 못해서 살이 찐 상태’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고, 이를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비만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과 역류성 식도염, 퇴행성 관절염,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 등 각종 질병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비만 치료는 크게 식사 요법, 운동 요법, 행동 요법 및 약물치료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고도 비만의 경우에는 비만대사수술(고도 비만 수술)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살을 빼기 위해 수술까지 해야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도 비만 수술은 단지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미용 수술과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물론 수술을 통해 체중이 빠지면 미용상의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지만, 그것이 수술의 일차적인 목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만대사수술은 무엇인지,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박도중 교수와 박영석 교수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모든 비만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의 대상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160cm에 65kg이고 다른 질환이 없는 젊은 여성인 경우라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수술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질량 지수(BMI)가 35보다 크거나, 30보다 크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합병질환을 가진 18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만대사수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 신장과 체중의 비율을 사용한 체중의 객관적인 지수로 연령/성별/체격을 고려하지는 않지만, 1990년대 초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존 내과적 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BMI ≥ 27.5㎏/㎡인 제2형 당뇨환자에게 위소매절제술 및 비절제 루와이형 문합 위우회술을 시행하는 경우

비만대사수술을 단순히 비만수술이라고 부르지 않고 대사수술을 추가해 부르는 이유는 제2형 당뇨병의 치료 목적으로도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 장관 호르몬(인크레틴)의 변화, 담즙산과 장내 미생물의 변화, 그리고 체중 감소 등의 효과로 인해 혈당 조절이 잘 이뤄지면서 당뇨병이 호전되고, 때로는 관해라고 부르는 완치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관해(寬解) : 증상이 거의 없고 병이 더 진행되지 않는 상태를 이르는 의학용어
스웨덴의 대규모 연구(Sjostrom et al. JAMA 2014)에 따르면 70% 이상의 환자에서 수술 후 2년째에 관해가 일어났고, 10년 후에도 관해율이 38.1%에 이른다고 했습니다. 당뇨병에서 말하는 관해는 모든 당뇨약과 인슐린을 끊고도 혈당이 잘 유지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또한 완치까지는 아니지만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인슐린을 줄이거나, 인슐린에서 당뇨약으로 바꾸거나, 당뇨약을 조금만 써도 혈당이 잘 유지되는 ‘호전’이 온 환자는 훨씬 더 많습니다. 단, 체질량지수 27.5kg/㎡이상의 당뇨병 환자에게서 수술이 추천되며, 이보다 더 마른 체형의 당뇨병 환자는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미국 데이터에서도 고도비만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맹장수술 정도의 낮은 합병증을 갖는 ‘안전한 수술’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더라도, 2008년부터 2018년 12월 현재까지, 중대한 합병증인 누출, 협착 등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10년 이후로는 상처 감염 외 다른 단기 합병증이 발생한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술의 효과는 명확합니다. 평균적으로 수술 후 1년째에는 29kg, 2년째에는 35kg의 체중감소가 나타났으며, 체질량 지수는 2년째에 12.4kg/㎡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2형 당뇨병이 동반됐던 환자 중 85%에서 당뇨병이 호전됐고,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었던 환자들은 각각 71%, 100%가 호전됐음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고도비만환자의 경우 겁내지 말고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도비만을 방치했을 때 나타날 건강상 위험이 수술로 인한 위험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비만은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의 병으로 인식되어 온 만큼, 이를 치료하는 수술에 대해서 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안 된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식단과 생활이 서구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지금, 20대 이상 고도비만 환자가 140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고도비만은 절대 그 자체만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동반되는 심장병, 뇌졸중, 2형 당뇨병 등의 질병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의료비의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도비만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과 보장성 강화는 더 빨리 도입됐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올해부터는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됨에 따라, 고도비만으로 인해 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새롭게 개선된 삶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합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비만대사수술의 국민건강보험 급여화 기준은 체질량 지수가 35kg/㎡ 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0kg/㎡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입니다. 18세 이상에서 보험이 되며, 18세 미만의 경우에는 뼈 성장 종료가 엑스레이 검사 등으로 확인된 경우에만 보험적용이 가능합니다. 위밴드, 위소매절제, 위우회술, 십이지장치환술 등 수술 종류에 관계없이 국내에서 시행 중인 거의 모든 수술에 보험이 적용됩니다. 단, 위풍선 등의 시술은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단일절개 복강경 위암 수술’ 케이스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비만대사수술에도 접목시켜 ‘단일절개 및 축소포트 복강경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단일절개 복강경은 일반적인 복강경에 비해 통증이 적고 상처가 보이지 않아 미용적으로도 환자 만족도가 높습니다. 한편, 중동아시아 등 해외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았는데 합병증이 생긴 환자들이 다시 치료를 받고자 우리병원을 방문하여 모두 완쾌되어 퇴원했습니다. 이처럼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진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뛰어난 수술 실력과 ‘안전’한 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과, 가정의학과, 내분비내과, 신경과, 소아청소년과가 함께 모여 비만 및 대사질환 환자를 상대로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료를 보러 본 환자는 여러 개의 과를 돌아다닐 필요 없이 다학제 진료 한번으로 의사선생님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등 여러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 대한 수술도 매우 안전하고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수술 후 예후는 물론 수술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도비만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의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질환입니다. 외향적으로 비만한 모습만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동반되는 질환들의 심각성도 상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건강보험적용을 통해 환자들이 건강을 회복함과 동시에 삶의 질 향상에 한 걸음 더 빨리 내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만대사수술은 이름에도 있듯이 대사증후군을 위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데, 특히 유럽과 미국의 당뇨병의 치료 가이드라인에는 대사수술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해외 여러 나라에서 당뇨병의 치료를 위한 대사수술이 흔히 시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 또한 고무적입니다. 이렇듯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과 당뇨병 치료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건강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치료법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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