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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무선 OLED 콘택트렌즈 기반, 망막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다

Focus ①

안과 우세준 교수

세계 최초 무선 OLED 콘택트렌즈 기반
망막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다

글. 한수빈

사진. 박시홍

망막전위도는 망막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안과 진단법이지만 복잡한 과정으로 환자의 피로도가 높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팀(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POSTECH·PHI 바이오메드 한세광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조현수 박사)은 OLED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무선 콘택트렌즈 기반 웨어러블 망막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렌즈 착용만으로 망막전위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연구에 성공한 우세준 교수에게 개발 과정과 응용 계획에 대해 물었다.

환자의 불편함에서 출발한 아이디어

망막전위도(Electroretinography, ERG)는 망막 기능이 정상인지 판단하는 검사로, 망막이 빛 자극에 반응해 내는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진단법이다. 그러나 환자에게도, 의료진에게도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은 과정이다. 검사에 앞서 환자는 어두운 암실에서 약 40분간 ‘암순응’을 거쳐야 한다. 이후 고정형 대형 ERG 검사기 장비를 이용해 눈을 뜬 채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는 검사자와 피검사자가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고민했고, 카이스트 유승협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마침내 새로운 검사법을 고안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망막전위도는 환자가 눈을 뜨고 있어야만 빛 자극이 망막에 도달합니다. 눈을 감고 편안한 상태에서 검사가 가능하다면 진단 환경이 훨씬 개선될 것이라 생각했죠. 마침 유승협 교수님으로부터 OLED를 안과에 적용할 방법이 없는지 제안받았고, 공동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연구팀은 초박막 OLED의 유연성과 균일한 발광 특성에 주목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0.15배, 두께 약 12.5μm에 불과한 OLED를 콘택트렌즈 전극에 정밀하게 결합하고, 무선 전력 수신을 위한 안테나와 구동 제어 칩을 탑재해 유선으로 연결하지 않고도 작동하는 콘택트렌즈형 광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덕분에 환자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의료진은 스마트폰과 연동된 무선 컨트롤러를 통해 간단하게 빛 자극을 제어할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 OLED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토끼의 눈에서도 기존 ERG 장비를 사용할 때와 동일한 수준의 망막 전기 신호가 안정적으로 측정되었으며, 열로 인한 각막 손상도 없었다. 이로써 실제 임상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안과 진단의 미래를 바꾸다

초박형 OLED의 유연성과 넓게 퍼지는 빛의 특성을 콘택트렌즈에 접목한 것은 세계 최초의 시도다. 그렇기에 이번 연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임상 아이디어와 첨단 공학 기술이 만나 완성된 융합 연구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되었으며 ‘세계 최초 무선 OLED 콘택트렌즈 기반 망막 진단 플랫폼’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세준 교수는 이번 성과를 두고 ‘인내의 결과’라 말한다.
“2018년에 시작해 꼬박 7년이 걸렸습니다. 중간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협력해 준 동료 연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많은 연구가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기술로 이어질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우세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실제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진단기기 회사들과 협력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의료기기화 과정에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FDA나 유럽 등 국가별로 승인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 안정성이나 생산 공정, 비용 등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 그렇지만 이번 연구를 논문이나 기술 개발에 그치게 하고 싶지는 않다. 궁극적으로 망막전위도뿐 아니라 치료기술이나 시각보조 기술로 발전해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다양한 안과 질환에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서다.
“환자에게 도움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이번 연구가 웨어러블 기반의 진단, 치료, 시각보조 기술로 확장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니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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