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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심장판만 수술, 최소침습으로 치료의 기준을 바꾸다

Focus ①

심장혈관흉부외과 제형곤 교수

복합 심장판막 수술,
최소침습으로
치료의 기준을 바꾸다

글. 정선효

사진. 김성재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제형곤 교수 연구팀은 최소침습수술을 통해 복합 판막질환에서도 안전성과 회복 속도를 모두 입증했다. 2015년부터 10년간의 수술 결과를 분석한 이번 연구는, 복합 판막 수술에서도 최소침습 접근이 충분히 표준 치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형곤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의 의미와 앞으로의 변화를 들어봤다.
Q. 1

심장판막 질환 중에서도 ‘복합 판막 질환’은 치료가 특히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수술이 까다로운 질환인가요?

A. 1

심장에는 대동맥판막, 승모판막, 삼첨판막, 폐동맥판막, 이렇게 네 개의 판막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폐동맥판막을 제외한 세 개의 판막에서 주로 질환이 발생하는데, 최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하나의 판막이 아니라 두 개 이상 판막에 동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복합 판막 질환은 여러 판막을 동시에 교정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난이도가 높고, 수술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장 판막 수술은 심장을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에서 진행되는데, 여러 판막을 한 번에 수술할수록 심장을 멈추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이 심정지 시간은 길어질수록 일정 시점을 넘어서면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런 이유로 전통적으로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정중흉골절개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Q. 2

이러한 상황에서 복합 판막 질환에 최소침습수술을 적용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2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최소침습 심장판막 수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해 온 기관 중 하나입니다. 단일 판막질환에서는 이미 최소침습수술의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고, 실제로 대부분의 수술을 최소침습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복합 판막 질환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도 최소침습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기존 수술과 비교해 실제 임상 결과가 어떤지를 체계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 질환의 환자군은 고령인 경우가 많아 수술의 성공 여부뿐만 아니라 수술 후 회복과 삶의 질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습니다.

Q. 3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최소침습수술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요?

A. 3

단순히 절개를 줄이는 수술과는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심장 수술에서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었고, 상처나 회복은 그다음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수술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된 지금은 수술 이후 환자가 어떤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됐습니다. 저는 최소침습수술을 단순히 절개를 줄이는 기술로 보지 않습니다. 환자를 덜 다치게 하고, 회복 부담을 줄여 수술 이후의 삶을 지켜주는 수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복합 판막 질환처럼 고령 환자가 많은 경우에는 이런 접근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Q. 4

이번 연구에서는 최소침습수술의 안전성이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어떤 요소들이 이런 결과를 가능하게 했다고 보시나요?

A. 4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철저한 수술 전 준비와 팀워크입니다. 심장초음파, CT, MRI 등 다양한 영상 검사를 시행하고, 이를 3D로 재구성해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를 면밀히 분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수술 계획을 사전에 세우고, 수술에 참여하는 모든 의료진과 공유합니다. 심장판막 수술은 집도의 혼자 하는 수술이 아닙니다. 수술실에는 20명 이상의 의료진이 함께 참여하며, 각자의 역할이 정교하게 맞물려야 합니다. 제한된 시야에서도 안전한 수술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이러한 준비와 협업 체계가 있습니다.

Q. 5

모든 복합 판막 질환 환자에게 최소침습수술이 가능한가요?

A. 5

대부분의 환자에게 적용이 가능하지만, 일부 예외는 있습니다. 말초 혈관에 심한 동맥경화가 있거나 판막 수술 외에 다른 심장 수술이 동시에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침습 접근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심장이나 주변 구조가 비정상적인 해부학적 형태를 가진 경우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다만 수술 경험이 축적되면서 적용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수술 방식 자체보다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적절한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Q. 6

환자들이 체감하는 수술 후 변화는 어떤가요?

A. 6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회복 속도입니다. 최소침습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입원 기간이 기존 정중흉골절개술에 비해 약 30% 이상 짧았습니다. 퇴원 후에도 일상생활에 대한 제한이 적어 가벼운 운동이나 사회 활동을 비교적 빠르게 재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삶의 질 개선 효과는 이미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돼 있으며, 고령 환자일수록 그 체감 효과가 더 큽니다.

Q. 7

수술을 두려워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과거의 인식 때문에 망설이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7

심장 판막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숨이 차는 것입니다. 숨이 차기 시작하면 일상생활이 급격히 무너지고, 그 상태로 오래 버티다 보면 수술 자체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만으로 치료를 포기하기보다는 지금 어떤 치료 옵션이 있는지 의료진과 한 번 더 상의해 보셨으면 합니다. 오래 사는 것 만큼이나 사는 동안 편안하게 사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복합 심장판막 질환에서도 최소침습수술이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추적 관찰을 진행해 수술 직후 회복뿐 아니라 장기 생존과 삶의 질까지 체계적으로 분석할 계획입니다.

Q. 8

마지막으로 <나음 PLUS>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8

의료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정작 환자분들이 이해하기 쉬운 정보는 많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복합 판막 질환이라는 다소 낯선 질환과 그 치료의 최신 흐름을 알릴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환자분들이 자신의 치료를 이해하고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꾸준히 전달하고 싶습니다.

치료의 기준을 바꾸다

TIP 1
복합 심장판막 질환이란?

대동맥판막, 승모판막, 삼첨판막 등 두 개 이상의 판막에 동시에 문제가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단일 판막 질환보다 수술 난이도가 높고, 여러 판막을 한 번에 교정해야 해 수술 시간과 심정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서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어 치료 전략 수립 시 회복과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TIP 2
최소침습 복합 판막 수술의 강점

가슴뼈를 절개하지 않고 갈비뼈 사이의 작은 절개를 통해 수술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흉터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복합 판막 질환에서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적용이 제한적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 혈관센터는 정밀 영상 분석과 체계적인 수술 준비를 바탕으로, 복합 판막 질환에서도 최소침습수술의 안전성과 회복 우수성을 임상적으로 입증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제형곤 교수

“복합 심장판막 수술에서도 최소침습 접근의 안전성과 회복 우수성이 입증됐다. 고난도 판막 수술의 기준은 이제 ‘생존’에서 ‘삶의 질’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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