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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 더 고통스러운 |
뇌전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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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 신경과 윤창호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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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 더 고통스러운 뇌전증
뇌전증은 언제 어디서든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입니다. 예전에는 간질이라 불렸으나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 등으로 인해 뇌전증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견과 달리 뇌전증은 적절히 치료받으면 혈압이나 당뇨처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2월 13일 ‘세계뇌전증의 날’을 맞아 뇌전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뇌전증이란?
우리 뇌신경세포는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능을 하는데, 다양한 원인으로 질서가 깨지고 비정상적 흥분상태가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경련(발작)’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련(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질환을 ‘뇌전증’이라 합니다. 증상이 한번 발생했더라도, 뇌 영상검사(뇌 MRI)에서 뇌전증 원인 병변이 있거나 뇌파 검사에서 비정상 전기 신호가 관찰되는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뇌전증으로 분류합니다. 국내에서는 인구 1,000명당 4명, 즉 전국적으로는 20만명 가량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며, 연령별로는 소아와 노년에서 발병 빈도가 높은 편입니다.
뇌전증의 원인과 증상은 무엇인가요?
뇌전증의 주요 원인은 뇌를 침범하는 질환과 사고로 인한 뇌손상, 드물게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생 후 영·유아기 때는 분만손상과 뇌의 발달이상, 선천성 기형, 중추신경계 급성감염 등이, 성인의 경우는 뇌졸중과 치매, 외상, 뇌종양, 중추신경계 감염 등이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또한, 민물고기 등을 날로 먹었다가 뇌에 기생충이 침범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발작 증상은 뇌전증의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크게 부분발작과 전신발작으로 구분합니다. 부분발작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한쪽 손이나 팔을 까딱거리거나 입꼬리가 당겨지는 운동발작, 얼굴과 팔다리 한쪽에 이상 감각이 나타나는 감각발작, 가슴이 두근거리고 털이 곤두서거나 땀을 흘리는 자율신경발작, 갑자기 예전 기억이 떠오르거나 과거의 물건과 장소 등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인지이상발작 등이 있습니다. 또한, 의식 손상과 함께 갑자기 어딘가를 멍하게 쳐다보거나, 입맛을 다시고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등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도 흔합니다. 전신발작으로는 발작 초기에 갑자기 정신을 잃고 호흡곤란, 청색증, 근육 수축이 나타나 몸을 떠는 전신강직간대발작, 갑자기 행동을 멈추고 어딘가를 응시하거나 고개를 떨어뜨리는 증세가 5∼10초 정도 지속되는 결신발작(혹은 소발작), 불규칙한 근수축으로 깜짝 놀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간대성근경련발작, 근육의 긴장이 풀려 길을 걷다 갑자기 넘어지는 무긴장발작 등이 있습니다. 뇌전증의 증상은 대부분 돌발적으로 나타나며 지속시간도 1~2분에서 길어야 5분 이내이고, 양상도 비슷합니다.
뇌전증으로 진단하려면 전조증상의 유무와 형태, 발작 양상, 발작 후 임상증상과 두통, 수명 등에 대한 정보가 중요합니다. 또한 뇌전증의 유발 요인, 다른 질환의 병력과 가족력, 열성 경련이나 외상병력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증상과 함께 비유발성 발작이 24시간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발생하면 뇌전증으로 진단하는데, 이 때 뇌파검사나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통해 최종 확인합니다. 뇌전증 진단에는 뇌파검사가 중요하지만 뇌전증파가 나오지 않는다고해서 뇌전증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발작 상태가 아니면 뇌파가 정상으로 잡히기 때문인데, 실제로 환자의 30∼40%는 처음 시행한 뇌파검사에서 음성으로 나타나며, 정상인도 1∼2%에서는 뇌전증파가 나타납니다.
뇌전증발작시 어떻게 도울 수 있나요?
대부분의 발작은 오래 지속되지 않으므로 자연적으로 멎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침의 분비가 증가하거나 구토가 일어나는 경우 입 안의 기도가 막힐 수 있으므로 이러한 입안의 내용물이 바깥으로 쉽게 배출될 수 있게끔 고개를 반드시 옆으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외의 대부분은 특별한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다음과 같은 조치를 해주면 좋습니다.
뇌전증 환자를 발견했을 때, 응급 대처법
-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치워서 다치지 않게 합니다.
- 입 안의 내용물이 배출될 수 있도록 고개를 돌려줍니다.
강직으로 혀를 깨무는 경우, 피가 나더라도 입을 강제로 벌리지는 말고 고개만 옆으로 돌려줍니다. 강직이 심해 입을 벌리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치아나 골격 손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강직 상태는 대개 1분 내외로 멈추고, 전신 경련도 통상 2분 안에 멈추니 경련이 멈출 때까지는 고개나 몸을 돌려 기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 성인의 경우 5분이상, 어린이의 경우 3분 이상 발작이 지속되면 빠른 시간내 병원으로 옮겨 응급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어린이의 경우 부모나 보호자에 연락합니다.
- 손을 딴다거나 사지를 주무르는 행위는 실제로 경기를 억제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또한 인공호흡 등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뇌전증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치료는 약물치료, 수술치료, 전기자극기치료 등으로 이뤄집니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치료로, 60∼70% 환자의 발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수술치료를 고려할 때는 먼저 약물저항성 여부를 가려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2년 동안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충분히 투여했음에도 재발된 경우 약물저항성으로 봅니다. 이 경우 수술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발작의 병소를 찾아 수술을 진행합니다. 이 밖에 미주신경이나 대뇌 심부에 전기자극을 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약물치료에 반응하는 60∼70%를 제외한 나머지 30∼40%는 약물저항성 뇌전증에 속하지만 이들이 모두 수술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어서 다시 수술 가능성을 따져야 합니다. 수술은 뇌전증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른데, 대표적 부분발작인 측두엽뇌전증의 경우 65∼85%까지 완치가 가능하며, 그 밖의 부분발작은 40∼60% 정도의 성공률을 보입니다.
의료진 소개
- 신경과 윤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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