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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망가뜨리는 비만, 수면무호흡증, 비만저환기증후군

호흡을 망가트리는 비만

수면무호흡증,
비만저환기증후군


감수. 신경과 윤창호 교수


비만은 호흡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흔히 계단이나 오르막을 오를 때 숨이 턱 끝까지 차는 헐떡임, 수면 중 온 집안을 요동치는 코골이, 그와 뒤섞인 거친 숨소리를 떠올립니다. 넘치는 짐을 싣고 언덕을 오르며 빌빌거리는 차처럼, 비만으로 인해 심장과 폐가 신음하는 것은 분명 건강의 적신호입니다. 비만과 관련된 대표적 호흡 질환인 ‘수면무호흡증’과 ‘비만저환기증후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몸은 잠들어도 뇌는 잠들지 못한다? ‘수면무호흡증’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체중이 늘면 기도 주변에도 지방이 쌓이면서 기도를 누르게 되고, 이로 인해 호흡이 힘들어집니다. 이때 폐는 호흡량을 유지하기 위해 공기를 더욱 세게 들여 마시고, 이에 따라 공기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기도 벽을 떨리게 만듭니다. 이 진동이 입과 코로 울려 퍼지는 소리가 바로 코골이입니다. 한 줌의 공기라도 더 들여 마시려 공기를 세게 빨아들이면 기도는 점점 안으로 당겨지다가 어느 순간 닫히며 호흡이 멈추게 되고, 이런 무호흡이 반복되는 질환을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합니다.


정상 수면과 수면무호흡증의 기도변화. 정상수면 : 공기의흐름, 비강, 연구개, 후두개, 혀. 수면무호흡증 : 공기의 흐름 차단되 기도

뇌가 깨어 있는 평상시에는 호흡이 어려울 때 신경 신호를 보내 기도 근육을 확장시키지만, 수면 중에는 이런 활동이 약해져 수면무호흡증이 생깁니다. 수면무호흡이 있을 경우 1시간에 수십 번에서 100번, 1회에 20~30초에서 길게는 1분 이상 숨이 멈추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산소 결핍과 이산화탄소 축적이 오래 지속되면 뇌로 가는 경동맥과 뇌간(brainstem)의 가스 감지기가 뇌를 깨우고 기도를 넓혀 호흡을 회복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회복도 잠시, 뇌가 다시 잠에 빠지면서 기도가 좁아지고 막혀 무호흡증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잦은 저산소증과 수면 분절은 정상 수면을 방해하고 주간 졸음과 인지기능 저하, 반복적인 혈압 상승, 염증,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인슐린 저항을 초래합니다. 수면 무호흡증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혈압, 당뇨, 심부정맥이 생기고 나아가 관상동맥질환이나 심부전, 뇌졸중, 야간 급사와 치매 발병의 위험이 2-3배 증가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 보건 당국도 이런 수면무호흡증의 폐해를 인정하여 2018년 7월부터 가장 효과적 치료법인 지속적양압기(CPAP) 및 진단검사인 수면다원검사에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비만저환기증후군이란 무엇인가요?

비만환자, 특히 체질량지수 30이상인 경우에 생기는 비만저환기증후군은 수면무호흡증보다 더 무서운 질환입니다. 명칭에서 보듯, ‘비만’ 환자에게서 호흡량이 부족한 ‘저환기’ 상태가 지속되는 병입니다. 잘 때만 나타나는 수면무호흡증과 달리 호흡 이상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생기고, 한번 숨을 멈추더라도 통상 20-30초, 길어야 1분이 지나면 호흡이 일시적으로나마 회복되는 수면무호흡증과 달리 지속적으로 호흡 부족 상태가 나타납니다.
저환기 상태 지속은 서서히, 하지만 치명적으로 몸을 망가뜨립니다. 예를 들면, 호흡량이 100이고 이를 통해 산소 50을 흡수, 이산화탄소 50을 배출하는 사람이 고도비만으로 비만저환기증후군을 앓게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1회 호흡량이 70으로 줄어들어 산소 흡입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각각 35로 감소했습니다. 산소의 양이 부족해지자 몸은 산소 씀씀이를 줄여 공급에 맞춰 가까스로 신진대사를 유지하지만, 이산화탄소 누적은 얘기가 다릅니다. 매 호흡마다 배출하지 못한 이산화탄소 15가 몸에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합니다. 산소는 유지되어 당장은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몸 구석구석 쌓이기 시작한 유해 가스가 서서히 문제를 일으킵니다.


밤과 낮을 가리자 않은 호흡량의 부족. 비만저환기증후근의 증상. 1. 무기력 피곤과 함께 졸리고 두퉁이 생긴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며 땀이 많이 난다. 3. 움직임이 둔해지며 다리가 붓는다. 4. 수면 시 호흡이 거칠고, 코를 심하게 곤다.

비만저환기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낮에 졸리고, 무기력하고, 두통이 생기는 것입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도 숨이 차기 시작하며 땀이 많이 나고 안색이 어둡다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점차 움직이기도 힘들어지고 다리가 퉁퉁 붓기 시작합니다. 가족들이 잘 때 코골이 뿐만 아니라 호흡이 거칠다는 걱정을 많이 합니다.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혈색소 수치가 지나치게 높고, 간염 병력도 없고 술도 안 마시는데 간경화라 하고, 심장, 특히 우측 심장이 부어 심부전에 빠졌다고 합니다. 충격적이며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현실이 되는 순간입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호흡이 망가지는 ‘비만저환기증후군’, 그 원인은?

체중이 증가하면 기도 주변에 쌓인 지방이 기도를 누르면서 숨을 들이 마실 때 폐가 충분히 부풀어 오르지 못해 유연성을 상실하고, 호흡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렙틴)* 과잉이 발생합니다. 렙틴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호흡에 도움이 되나, 렙틴 과량이 지속되면 당뇨의 인슐린 내성과 같이 렙틴 내성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렙틴이 아무리 많아져도 호흡 자극은 점차 무뎌집니다.

* 렙틴은 식욕/대사에 영양을 줄 뿐 아니라 뇌의 호흡 조절 중추를 자극합니다.


비만환자 이미지

이 상태가 되면 생체 가스(산소 및 이산화탄소) 균형에 균열이 나타납니다. 그 시작은 밤입니다. 호흡 자극의 중요한 요인은 각성, 즉 깨어있는 것 자체입니다. 자던 사람이 깨면 가만히 누워있어도 호흡량이 유의하게 급격히 늘어나는데, 각성 자체가 강력한 호흡 자극 인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환기 병기 초기에는 낮에 깨어있을 때는 각성으로 그나마 어떻게든 버티나 수면 중 문제가 드러납니다. 각성이 소실되며 호흡량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흔히 동반되는 수면 무호흡증이 가뜩이나 부족한 호흡을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몸에 점점 이산화탄소가 쌓이고, 뇌는 높은 이산화탄소에 대응하고 어떻게든 호흡량을 늘리기 위해 부지런히 폐를 재촉합니다. 하지만 점점 이산화탄소가 높아지면서 이 상태에 적응하기 시작하고, 높아진 수치가 정상이라고 착각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뇌 기능이 정상이면 밤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되더라도 낮에는 열심히 호흡을 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반면, 뇌간의 이산화탄소 감지기가 이상 작동을 시작하면, 낮에 수면 중 쌓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위해 열심히 호흡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낮에도 이산화탄소 축적이 시작되고 밤에는 더 악화됩니다. 점점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고 뇌는 판단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지속적 저환기, 이로 인한 심각한 산소 부족과 이산화탄소 중독이 몸에 여러 변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산소가 부족하니 산소 이동을 늘리려고 혈색소 수치가 오르고, 얼굴은 시푸르둥둥해지고 조그만 움직여도, 심지어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말을 길게 잇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낮에 졸리고 식은 땀이 납니다. 저산소증과 이산화탄소 과잉은 폐동맥고혈압을 일으켜 우측 심장 기능을 서서히 악화시키는데, 우측 심장이 나빠지면 간으로 압력이 전해져, 간 기능이 손상되고 심하면 간경화에 빠지게 됩니다. 생명 유지의 근간인 뇌, 심장, 폐, 간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살을 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까요?

비만저환기증후군 환자는 원인 모를 호흡마비나, 수술 혹은 내시경을 위해 진정제를 투여한 후 생긴 호흡마비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문제가 곪아터지는 순간입니다. 다행스럽게 치료책, 적어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체중을 줄여야 하지만, 단기간 불가능하므로 체중이 만족스럽게 줄어들 때까지, CPAP이나 이중양압호흡기(Bilevel positive airway pressure)로 호흡을 보조 받으면 차차 호흡이 회복됩니다. 코를 덮는 마스크를 통해 적당한 압력으로 공기를 밀어넣어 호흡을 도와주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공호흡기처럼 기도 삽관(영화에 보이는 입에 꽂는 관)을 할 필요도 없고 하루 종일 착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밤에 잘 때 정기적으로 사용하면문제가 차츰 해결되지만, 너무 치료가 늦으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현상유지에 만족해야 합니다. 심장과 폐, 간이 다 망가진 후에는 아무리 개선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 이미지

비만은 온몸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칩니다. 잉여의 살이 당장은 심각한 상황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10년, 20년 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특히 비만은 생명의 기본 장치인 혈액 순환과 호흡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비만으로 인한 뇌졸중, 심근 경색을 걱정하면서 호흡에는 무관심하지 않으셨나요? 체중을 줄이고,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강화하며 건강한 호흡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의료진 소개

윤창호
신경과 윤창호
[전문진료분야]
신경과 : 수면질환과 뇌전증(경련, 의식소실, 코골이,수면무호흡, 불면, 졸음, 수면중이상움직임)
신경과 (뇌신경센터) : 뇌전증, 수면, 수면무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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