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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폐암의 공식, 치료의 새로운 지형도. 폐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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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폐암센터

뒤바뀐 폐암의 공식
치료의 새로운 지형도

정리. 박정혜

사진. 김성재

분당서울대병원 폐암센터는 호흡기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의 최고 교수진이 모여 환자 한 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적합한 치료뿐 아니라, 그 너머 삶의 질까지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폐암센터의 노력은 1만례의 수술 달성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러 시선이 하나로 모이는 곳

분당서울대병원 폐암센터는 여러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최상의 치료 결과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완성된 팀’으로 움직인다. 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호흡기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가 진료 파트를 구성하고 있으며, 정밀한 진단과 분석으로 치료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영상의학과와 병리과가 진료 지원 파트로 함께하고 있다.
센터의 가장 큰 핵심은 환자 한 분을 위해 다양한 의료진의 시선을 하나로 모으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다. 매주 월요일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의들이 환자 및 보호자와 직접 마주 앉아 현재의 상태와 향후 치료 방향을 상세히 설명하는 다학제 진료를 시행한다. 환자와 가족이 치료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 속에서 투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어 매주 화요일에는 의료진들이 모여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례들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체스트 컨퍼런스를 열어, 다학제 진료에서 다루지 못한 사례들에 대해 정교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한다.
다학제 진료는 폐암의 병기 및 환자 상태에 따른 개인 맞춤형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초기 폐암의 경우 신속한 진단과 정밀한 수술을 통해 완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국소 진행성 폐암은 진단부터 수술 전 항암치료, 수술, 그리고 수술 후 치료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 프로세스를 적용한다. 진행성 폐암 또한 정확한 진단 후 항암방사선 치료를 우선하되, 다학제 논의를 거친 선택적인 환자에서는 수술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치료의 폭을 넓히고 있다.
건강 상태나 기저 질환으로 인해 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해서는 체위방사선치료(SBRT), 냉동제거술(Cryoablation), 광역학치료(PDT) 등 특수 치료 옵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유관 진료과와도 긴밀히 협진하여, 수술 후 환자가 고통 없이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조기 회복(Early Recovery)’ 시스템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암이 재발한 환자에게는 무엇보다 속도와 정확도가 중요하다. 다학제 협진을 통해 재발 부위를 신속하게 찾아내고, 재수술 가능 여부나 비수술적 치료로의 전환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만약 수술이 힘들다면 EGFR, KRAS 등 유전자 변이 프로파일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면역항암제 반응을 예측하는 PD-L1 검사를 진행한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표적 항암제나 면역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을 선택하여 정밀 의료를 실현한다.
분당서울대병원 폐암센터는 2003년 첫 발을 뗀 이후, 2025년 11월 마침내 수술 1만례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최근 5년간은 매년 900례 이상의 수술을 소화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조석기 센터장은 “이 숫자는 단순히 의료진의 숙련도를 뜻하는 기록이 아니라”며,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고 최상의 치료 결과를 이끌어내는 가장 신뢰할 만한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다학제 진료라는 이름 아래 환자 한 분 한 분을 위해 지혜를 모아 헌신해준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수많은 부서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였기에 세계적 수준의 생존율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폐암센터는 환자가 다시 건강한 숨을 내쉬며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동반자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호흡기내과 김연욱 교수, 심장혈관흉부외과 전재현 교수,
혈액종양내과 최성지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전승혁 교수,
영상의학과 윤성현 교수가 폐암 다학제 진료를 보고 있다.

최근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폐 보존 극대화, 환자 개인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동시성 폐암이나 이시성 폐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반복적인 치료를 위해 폐 기능 보존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관민 교수

폐 기능을 지키는 정밀한 손길

분당서울대병원 폐암센터의 가장 큰 강점은 전체 폐암 수술의 98.9%를 흉강경 및 로봇 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로 시행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갈비뼈를 벌리고 가슴을 크게 절개해야만 폐암 수술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작은 구멍 몇 개만으로 대부분의 수술을 안전하게 수행한다.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집중한 결과다.
최근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폐 보존 극대화,환자 개인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동시성 폐암이나 이시성 폐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반복적인 치료를 위해 폐 기능 보존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폐엽 전체를 절제하는 대신, 암이 있는 부위만 정밀하게 떼어내는 구역 절제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이유다.
구역 절제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센터는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수술 전 환자의 혈관 및 기관지 구조를 완벽히 파악하고, ICG 형광 염료를 활용해 암이 포함된 구역의 경계를 특수 카메라로 실시간 확인한다. 이를 통해 암 부위만 정밀하게 타격하면서도 정상 폐 조직은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1만례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기술적 숙련도는 정점에 도달했다. 과거에는 가슴을 크게 열어야만 가능했던 고난도의 소매성형술까지도 이제는 흉강경으로 안전하게 수행하고 있다. 소매성형술은 암세포가 침범한 기관지나 혈관을 절제한 뒤 다시 정교하게 이어 붙이는 작업으로 매우 까다롭지만, 센터는 이를 최소 절개만으로 성공시켜 환자의 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을 적극 도입하여 수술의 패러다임을 또 한 단계 높였다. 특히 늑골하 진입 방식을 적용하면 신경이 예민한 갈비뼈 사이를 건드리지 않고도 폐에 접근할 수 있어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극적으로 감소한다. 통증이 줄어들면 환자가 수술 직후에도 수월하게 기침과 심호흡을 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폐 합병증 예방과 조기 회복으로 이어져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더불어 흉강경 수술의 권위자인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관민 교수는 개인 통산 수술 1만례를 달성한 바 있다.
“개인 통산 흉부 수술 1만례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최소침습수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폐암 수술은 대부분 개흉술로 진행되었고, 흉강경 수술은 초기 단계였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서는 최소침습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을 통해 늑골하 진입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여 수술 후 통증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환자들이 수술 후 편안한 상태로 회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더 정밀하고 덜 침습적인 수술 기법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누적된 기술력과 경험은 실제 수술 성적으로도 증명된다. 센터에서 수술받은 1~3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6.8%에 달하며, 특히 치료가 까다로운 3A기 환자에서도 64.8%라는 세계적 수준의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희망을 나누고 일상을 되찾는 여정

폐암은 환자의 신체를 잠식할 뿐만 아니라, 평온하던 일상을 무너뜨리고 정신적 고통과 직면하게 만든다. 수술대 위에서의 정교한 외과적 처치만큼이나 투병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밀려오는 외로움과 고립감을 해소하는 정서적 케어가 절실한 이유다.
이러한 환자들의 말 못 할 아픔을 가장 가까이서 공감하고 회복을 향한 실질적인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의료진은 2006년 국내 최초의 폐암 환우회인 ‘숨소리회’를 출범시켰다. 본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우들로 구성된 이 공동체는 지난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단순한 친목 모임을 넘어, 암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함께 넘어서는 가장 단단한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숨소리회의 진정한 저력은 완치라는 산 정상에 먼저 오른 선배 환우들이 뒤따르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희망의 대물림’에 있다.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이면 병동 휴게실은 환자와 의료진의 온기로 가득 차며, 선배 환우들은 수술을 앞두고 두려움에 떠는 후배들의 병실을 직접 찾아가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 수술 후 겪게 되는 통증이나 재발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가장 따뜻한 경험의 언어로 녹여내는 이 시간은, 그 어떤 강력한 치료제보다 환자들의 마음을 빠르게 치유한다. ‘나도 당신처럼 다시 건강하게 웃을 수 있다’는 선배들의 증언은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일깨우는 강력한 주문이 된다.
교육과 활동의 조화 또한 숨소리회가 가진 독보적인 강점이다. 매년 봄과 가을이면 병원 대강당에 모여 의료진으로부터 최신 재발 예방법과 식단 관리 노하우를 배운다. 이와 함께 산악회 모임이나 거북이 마라톤 같은 역동적인 활동을 통해 신체적 활력을 되찾는다. 매달 둘째 주 토요일, 함께 숲길을 걷고 맑은 공기를 나누는 산행은 ‘환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위축되었던 이들에게 평범한 ‘일상인’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심어준다. 거듭되는 야외 활동 속에서 환자들은 서로의 거칠어진 숨소리를 응원하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모임의 소통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물리적 경계를 허물며 확장되어 왔다. 창립 10주년 당시 발간된 기념 책자는 투병의 생생한 기록을 공유하는 유산이 되었고, 팬데믹이라는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도 네이버 밴드와 유튜브 라이브 강좌를 통해 끊임없는 정서적 안전망을 가동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대면 모임이 재개된 지금도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투병 노하우를 실시간으로 나누는 든든한 소통 창구로 작동한다.
분당서울대병원 폐암센터는 숨소리회가 환자들의 평생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달성한 수술 1만례라는 성과는 단순히 숫자의 기록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건네는 가장 안전하고 고통 없는 치료에 대한 약속이며 그 자체로 깊은 신뢰의 근거가 된다. 센터는 암세포를 도려내는 정밀한 수술에서 멈추지 않고, 숨소리회를 통해 환자가 마지막 완치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 곁을 지킨다. 의료진의 투철한 사명감과 환우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어우러진 이 특별한 공동체는, 오늘도 수많은 이들이 다시 건강한 삶의 숨을 내쉴 수 있도록 희망의 길을 밝히고 있다.

수술 후 겪게 되는 통증이나 재발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가장 따뜻한 경험의 언어로 녹여내는 이 시간은, 그 어떤 강력한 치료제보다 환자들의 마음을 빠르게 치유한다.

조석기 폐암센터장

분당서울대병원 폐암센터는 폐암의 예방부터 진단, 수술, 항암치료, 재활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문 치료 기관으로, 흉강경 및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수술과 정밀의학 기반 맞춤 치료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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