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혈관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때 심혈관 모양이나 협착 여부를 파악하려면 심혈관 조영술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작은 혈관 안의 3차원 구조를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아 의료진의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 연구팀은 이 복잡한 심혈관 조영술 분석‧시술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심혈관 스텐트 삽입술이란 무엇인지, 어떤 때에 필요한 시술인지 궁금합니다.

고령화 사회로 변모하면서 동맥경화성 질환이 주요 질환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동맥경화성 질환은 혈관에 기름때가 끼면서 병이 들고,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질환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널리 쓰이는 ‘스텐트 삽입술’은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금속 철망으로 이뤄진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입니다. 스텐트 삽입술을 통해 환자가 겪는 증상을 개선하고, 급사와 같은 위험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습니다. 몸에 삽입된 스텐트는 평생 몸에 지니게 되는데 생체친화적인 금속이라 안전합니다. 가끔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검색대에 걸리지 않고 X-레이나 MRI 촬영도 문제없습니다.
동맥경화성 질환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시술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재발 위험이 1년에 5% 정도입니다.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 안에서 다시 발생하는 경우가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스텐트 밖에서 새롭게 생긴 경우입니다.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심혈관 조영술이 필요한데, 이것이 여러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심혈관 조영술은 심장 혈관을 평가하는 가장 정확한 최종 진단 방법입니다. 환자의 몸속으로 들어가 혈관의 모양새를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죠. 하지만 수술처럼 몸을 열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혈관을 통해 가는 관을 따라 접근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혈관 모양을 보기 위해 조영제라는 물감을 흘려주며 X-레이 촬영을 하게 됩니다. 3차원의 심장을 2차원 영상으로 압축해서 보여주므로 시술자가 머릿속에서 3차원 구조를 상상해야만 합니다. 또 심장은 움직이는 장기라서 한 장의 영상으로 보여줄 수 없고, 심장 박동을 따라가면서 동영상으로 촬영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어려움 때문에 심혈관 조영술을 이해하는 전문의를 키워내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또 질병 상태에 따라서는 전문가들도 놓치거나 모호할 때가 있어 다른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심혈관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AI-QCA)가 혈관 내 초음파 검사와 60~80% 유사한 결과를 내고, 병변 식별률도 89%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셨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말씀해주세요.

연구에 사용한 AI-QCA는 심혈관 조영술 영상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하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혈관의 위치와 모양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정량화시켜 줍니다. 본 연구는 이 중 정량화 기능의 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참고로 혈관 내 초음파 검사는 심혈관 조영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심장 혈관 안에 초음파 장비를 넣고 관찰하는 것입니다. 혈관 단면 관찰 등 정확도는 매우 높지만, 고가의 장비가 요구되고 초음파 기기를 혈관 안에 넣어야 하는 침습적인 검사 방법입니다.
본 연구는 심혈관 조영술 과정에서 혈관 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47명을 대상으로, AI 소프트웨어가 분석한 값이 혈관 내 초음파를 통해 분석한 값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병변은 거의 정확하게 식별해냈고, 정량적으로 측정한 혈관 크기나 길이, 협착 정도도 60~80%가량 일치함을 확인했습니다. 심혈관 조영술은 약간 주관적인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100% 정확한 것은 없고, 80~90%면 상당히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 활용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AI-QCA)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요?

국내의 한 스타트업이 국내 연구자들과 손잡고 개발한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실력 있는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창업한 의료기기 회사인데, 저를 포함해서 의욕 넘치는 심장내과 의사들이 자문을 제공하며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죠. 혈관을 식별, 추출하고 정량화하는 기술 외에도 여러 가지 인공지능 기법들을 심혈관 질환 진단/치료 분야에 적용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어떻게 활용되길 바라시나요?

이번 연구는 앞서 말씀드린 AI 소프트웨어의 정확도를 검증하는 과정의 일환이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국내에서 이미 식약처 인허가를 받았고, 조만간 국내와 해외에서 임상 현장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전 세계 심장내과 의사들에게 신뢰를 제공하는 근거가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소프트웨어의 정확도가 높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목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I 기술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심혈관 영상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생겨나 반가운 마음입니다. 의료 영역 기술은 공학자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의료인 입장에서 임상 현장에서의 미충족 수요를 전달하고 개발된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 연구자들과 계속해 협업하며 임상 현장에 필요한 기술 개발에 이바지할 계획입니다. 이런 국내 연구진들의 노력이 모여 우리나라가 머지않은 미래에 독일이나 이스라엘처럼 전 세계 의료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는 나라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음 플러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심혈관 질환은 일단 생기고 나면 사망 위험도 크고 합병증도 심한 질환입니다. 따라서 조기진단보다도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관리와 더불어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운동도 꾸준히 병행해야 합니다. 금연과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합니다. 처방된 약이 있다면 의료진의 설명에 맞춰 잘 챙겨 드셔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상시와 다르게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픈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료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의료진 소개

순환기내과 강시혁

[전문진료분야]

순환기내과 : 협심증, 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대동맥판막협착 , 저항성고혈압
순환기내과 (심장혈관센터) : 협심증, 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대동맥판막협착 , 저항성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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